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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0 시작 전: IT가 뭐예요?IT 파운데이션/[수강노트] PM을 위한 SI 프로젝트 전 과정 알아가기 2026. 2. 12. 20:00
* 이 시리즈는 불꽃남자25님의 강의『PM을 위한 IT SI프로젝트 전 과정 알아가기』커리큘럼에 기반한 수강노트입니다.
* 수강노트에 예시로 삽입된 에피소드는 실화를 일부 각색한 것입니다.
IT가 정확히 뭐하는 업계예요?
그러...게요?
IT업계에 들어온지 이제 2년이 지났습니다. 짧게나마 인하우스, 에이전시를 모두 경험했고, 사업기획부터 제품 릴리즈까지 IT 프로젝트의 전 과정을 조금씩이나마 맛봤죠. 그런데 여전히 누군가가 "IT가 뭐냐?"라고 물으면, 가장 먼저 '그러게?'라는 생각부터 듭니다. 기획자가 뭐하는 직업이라고 이야기 해야할지는 더더욱 감도 안 오고요. IT는 그만큼 직관적이지 않은 업계이고, 기획자는 그만큼 직관적이지 않은 직무입니다. 제가 노베이스 출신이라 더 그렇겠지요.

영원히 질문만 던질 수는 없다.
하지만 언제까지 모르고 있을 수는 없습니다. "엄마는 뭐하는 분이시니?", "아빠 직업이 어떻게 되니?"라는 질문을 들은 초등학생도 아니고. 어른이잖아요. 이 세상 모든 일을 다 알 수는 없지만, 적어도 스스로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 설명할 수 있어야 진짜 어른이겠지요.
그래서 강의를 복습함과 동시에, 제가 그동안 막연하게만 알고 있던 지식을 정확히 정리하기 위해 이 수강노트를 씁니다. 제가 20년차 넘은 대선배처럼 모든 걸 이해할 수는 없겠죠. 가끔 틀린 말을 하기도 할 겁니다. 그래도 모르는 걸 알려고 시도하고, 이해하기 위해 애쓰는 과정 자체에 충분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인류가 위대한 이유는 세계를 주어진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고 해석하고자 하는 욕망에 있으니까요.

미디어 속 IT는 보통 이런 이미지지만, 실제 이런 느낌으로 일하지는 않더군요.
무언가를 알기 위해선 가장 먼저 좋은 질문을 던져야겠죠. IT업계와 기획자를 알기 위해선, 이 질문을 던지는 것이 우선일 것입니다. "IT가 무슨 뜻이에요?"
IT. Information Techknowledge의 약자. 한국어로 직역하면 정보 기술입니다. 우리말샘에서는 IT를 "정보의 생산과 획득, 가공 처리 및 응용에 관련된 모든 기술."이라 정의하고 있습니다. 초고속 인터넷, 이동 통신, 광 통신, 홈 네트워크 등의 ‘통신 기술’과, 컴퓨터, 소프트웨어, 데이터베이스, 멀티미디어 등이 융합된 ‘정보 통신 기술’이 이 기술의 핵심이죠.
초고속 인터넷? 이동·광 통신? 홈 네트워크? 컴퓨터? 소프트웨어? 데이터베이스? 멀티미디어? 무슨 통신사 광고에나 나올 법한 단어들이 줄줄 나옵니다. 진정 뜻을 가진 단어라기보다는, 피상적인 이미지를 전달하는 광고 용어처럼 느껴져요. 물론 이 말의 의미를 정확히 이해하고 계신 분들도 있을 거예요. 아마 경영학 교수님이나 오래 일한 선배님에게 물어보면 친절하게 설명해주실 겁니다. 하지만 저는 관련한 학사 학위조차 없고, 글을 쓰고 있는 현재 시점 2년차를 겨우 넘은 간당간당 신입이네요. 그러니 저는 초보 수준의 접근을 할 겁니다. 단어를 하나하나 뜯어보는 식으로 말이죠.

인간이 활동하며 만들어내는 모든 정보가 IT의 재료가 될까요?
IT(정보 기술)는 "정보"에 관한 기술입니다. 즉, IT의 주재료는 정보입니다. 정보의 사전적 정의는 "관찰이나 측정을 통하여 수집한 자료를 실제 문제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정리한 지식. 또는 그 자료."이죠.
여기서 한 가지 의문이 발생합니다. 정보가 현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필요한 자료 또는 지식이라면, 일반적으로 IT업계에서 다루는 정보(information)는 자료(data)일까요, 지식(knowledge)일까요?
고작 2년차인 제가 이해하기로, IT업계에서 다루는 정보란 일반적으로 자료(data)를 이야기합니다. 현장에서는 "데이터"라는 표현을 더 많이 쓰니, 앞으로 자료를 말해야할 때는 데이터라고 쓸게요.
데이터란 사전적으로 "이론을 세우는 데 기초가 되는 사실. 또는 바탕이 되는 자료."입니다. 데이터는 "관찰이나 실험, 조사로" 얻을 수 있으며, "컴퓨터가 처리할 수 있는 문자, 숫자, 소리, 그림 따위의 형태로" 가공이 되죠.

도서관 사서는 방대한 양의 정보를 다루지만, IT직업으로 분류되지 않습니다. ...아마도.
이 때 IT의 측면에서 중요한 건, 일상에서 "데이터"라는 단어를 사용할 때 컴퓨터가 처리할 수 있는 형태로 가공된 정보를 지칭한다는 것입니다. IT업계에서 다루는 데이터는 모두 디지털 형태를 하고 있습니다.

통합과학 교과서를 떠올리세요... 얍
잠시 고등학교 통합과학 시간으로 돌아가보죠. 우리는 자연의 신호를 크게 두 가지 형태로 나눌 수 있다는 사실을 배웠습니다. 하나는 아날로그 신호, 다른 하나는 디지털 신호입니다. 두 신호의 차이는 연속성에서 발생합니다. 아날로그 신호는 연속적이며, 디지털 신호는 불연속적이죠.
두 가지 신호 중, 컴퓨터가 이해할 수 있는 것은 오직 디지털 신호 뿐입니다. 왜냐하면 컴퓨터는 0과 1, 이진수로 돌아가는 기계이기 때문이죠. 인간의 두뇌 시냅스도 전기 신호로 움직이니 사실 진정한 의미의 아날로그 신호는 처리될 수 없고 해상도의 차이가 있는 정도 아니냐는 개인적인 의문이 있긴 한데... 이건 지금 중요한 게 아니니까 넘어갑시다. 아는 뇌과학자분 연락주세요.
기술의 발달과 함께 인간이 발생하고 포착하는 데이터의 양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많아졌습니다. 실시간으로 관측 가능한 사회가 넓어지며 인간의 욕망은 더욱 빨라지고, 섬세해지고, 강렬해졌죠. 이렇게 발생하는 방대한 데이터를 인간의 힘으로는 다 다룰 수 없기 때문에, 우리는 컴퓨터의 도움을 받기로 했습니다.
그렇게 데이터의 디지털화는 현대 사회의 필수 요소가 되었습니다. 우리는 컴퓨터의 도움을 받아 무수한 데이터를 만들고, 가공하고, 송출하고, 저장하고, 해석합니다.

아는 것은 힘이요 프랑스는 베이컨
그렇다면 이렇게 많은 양의 데이터를 필요로 하는 사람이 누구일까요? 일찍이 프랜시스 베이컨은 "아는 것은 힘이다."라고 한 적이 있습니다. 프랜시스 베이컨이 정확히 이렇게 말한 건 아니고 그의 저작에서 여러 번 변형되어 현재 우리가 아는 격언이 되었다고 하는데, 이건 중요하지 않으니 넘어가기로 하고... 여튼, 지금으로부터 500년 전에도 정보를 갈망하는 인간이 궁극적으로 원하는 건 권력이라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습니다. 어마어마하게 많은 돈, 또는 중요한 위치를 깔고 앉아 벌어들이는 영향력. 어찌되었거나 정보를 많이 가지고 있는 사람은, 타인에게 어떤 행위를 강요하거나 유도할 수 있는 힘을 가집니다.
이쯤해서 IT업계인 대부분은 그런 생각을 하시지 않을까요. '아니, 난 그냥 좀 벌어먹고 살려는 거지. 대단한 권력자가 되어서 사회를 좌지우지 하겠다는 야망같은 게 있는 건 아닌데...' 그건 저도 그렇습니다. 다만 우리가 "벌어먹고 살기"위해 만나야 하는, 사장님들 시각에서 그렇다는 이야기입니다.

목란 짬뽕 진짜 맛있나요? 드셔보신 분 후기 좀
예를 들어 제가 유명 음식점의 사장님이라고 해보죠. 식당은 이미 1년치 예약까지 꽉 차 있고, 업장은 더 확장할 수도 없습니다. 이 정도에 만족하면서 살 수도 있지만, 기왕 장사를 하는 거 좀 더 많은 돈을 벌고 싶습니다. 그러려면 단순히 업장을 운영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합니다. 레시피를 공장화하여, 밀키트를 판매하면 더 많은 수익을 벌어들일 수 있겠죠.
열심히 연구해서 밀키트를 만들었습니다. 그 다음엔 어떻게 해야할까요? 당연히 팔아야죠. 문제는 누구에게, 어떤 플랫폼을 통해서, 어떻게 노출이 되게 만들까 하는 것입니다. 밀키트를 누구에게 팔면 좋을까요? 맛있는 한 끼를 위해 1만원 상당의 식비를 소비할 의향이 있는, 30대 이상의 자취하거나 가정이 있는, 일하는 여성을 대상으로 판매하는 것이 가장 적절하겠네요. 집안일을 하거나 레스토랑을 기다릴 시간이 없어 밀키트를 구매하는 것일테니, 새벽배송이 가능한 플랫폼에서 팔면 더욱 좋겠고요. 그들이 자주 이용하는 SNS, 예를 들면 인스타그램 릴스에 노출되게 만드는 것도 좋은 전략입니다. 혹은 3040여성이 많이 구독하는 리뷰 유튜버들에게 협찬을 주어 광고하는 것도 좋겠죠.
제가 위의 예시에서 굵게 표시한 부분은 전부 데이터입니다. 판매 표적, 혹은 예상 구매자의 페르소나를 구체화하는 키워드이기도 하죠. 이처럼 사람들이 살면서 자연스럽게 만들어 놓은 데이터는 전문가의 손에 들어가 유의미한 수치로 가공된 뒤, 사업 전략을 뒷받침하는 도구로 활용됩니다. 그리고 IT산업은 이 전 과정에 참여하여, 데이터를 추적하고 또 생산하며 가공하는 역할을 하죠.
그래서 저는 IT산업을 이렇게 이해하고 싶습니다. "데이터를 기반으로 하여, 효율을 극대화함으로써 부가가치 상승에 기여하는 산업."

맥도날드는 IT산업일까요? 의외로...
IT업계에 있는 모두가 데이터에 기반한 결정을 내리는 건 아닙니다. 사실 이 업계에 있는 대다수는 이미 효율적으로 만들어진 생산라인을 따라 부품처럼 일해야하죠. 극도로 효율화된 맥도날드 주방을 운영하는 맥도날드 직원처럼요. 개인적으로는 운영 직무에 대한 인식과 대우가 박해서 안타깝기도 합니다. 아무리 멋있는 키오스크가 있다한들, 요리하는 직원이 없다면 맥도날드 같은 세계적 대기업도 돌아가지 않는데 말이에요.
그러나 기획이든 디자인이든 퍼블리싱이든 개발이든 QA든 마케팅이든 운영이든, 모든 IT업계인이 궁극적으로 다루고 있는 것은 정보입니다.
건방지지만 좀 강하게 말해볼까요. IT산업 그 자체는 어떤 물질적 가치도 생산하지 않습니다. 우리가 아무리 웹사이트를 만들고, 어플리케이션을 만들고, API를 붙이고,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해도 현실 세계를 움직이는 물질은 만들어지지 않습니다. 무신사에서 옷을 팔려면 옷을 만드는 공장이 있어야하고, 마켓컬리에서 음식을 팔려면 음식을 만드는 공장이 있어야하며, 하다못해 유튜브에서 영상을 보려고 해도 카메라를 만드는 공장과 피사체가 되어줄 사람이 필요합니다. 우리가 일을 하기 위해서는 타인의 운영하는 실체 있는 사업이 필요합니다. 아무 목적도 없이 웹페이지만 덜렁 떠있을 순 없는 노릇이니까요.
그러니 "IT가 정확히 뭐하는 업계예요?"라는 질문에 대답하기는 처음부터 쉬운 일이 아닙니다. 아마 당신이 유물론적 사고를 가진 사람이라면 더 어려울 겁니다. 우리는 실체를 가진 무엇을 만들어내는데 궁극적 가치를 두지 않습니다. 그보다는 이미 만들어진 것을 가장 효율적으로 분배하거나, 지식에 대한 지식을 갈고 닦는데 목적을 두고 있지요. 이것이 이 산업을 "생산하려는 것"으로 설명하고자 했을 때 쉽게 실패하는 이유입니다. 어떻게 보면 대학원에 가까운 업계가 아닐까요. 하하.

집에 돈이 없어서 대학원에 못 갔더니... 돈 주는 대학원에 온 기분.
물론 IT에 관한 철학이 있어야만 IT업계에서 일할 수 있는 건 아닙니다. 저를 보세요. IT가 뭔지 딱히 정의하지 않고도 2년을 버텼습니다. 그리고 정말 아주 솔직하게 말하자면, 앞으로 3년 정도는 더 그렇게 버틸 수 있을 것 같다고 생각해요. 저는 엄청난 야망을 가지고 이 업계에 들어온 게 아니거든요.
그렇지만 이게 뭔지도 모르는 곳에서 일하는 건 아무래도 인간에게 너무 슬픈 일입니다. 굳이 카를 마르크스의 소외론을 들먹이지 않더라도, 내가 나를 정의할 수 없다는 건 자아상에 그다지 긍정적 영향을 미치지 않아요. 그런 거 없이 돈만 잘 주면 괜찮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은 또 모르겠습니다만... 안타깝게도 저는 그런 특질을 타고나지 못했네요. 제게는 제가 하는 일이 이 세상에 어떤 보탬이 되고 있다는 확신이 필요합니다.
그러니 저와 같은 고민을 하시는 분이 있다면, 이 노트가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사실 저도 그냥 "웹사이트나 어플 같은 거 만드는 거예요."라는 답이 다른 사람에게 설명하기는 더 간단했습니다. 스스로 납득하기도 편리하고요. 그러나 그 간단한 설명이 스스로를 만족시키지 못한다면, 우리가 다루고 있는 대상을 고찰해보는게 도움이 될 겁니다.
저는 정보를 다룹니다. 타인을 이해하고 세상에 영향을 미치기 위해서. 그리고 제 동료들도 그렇다고 믿습니다.'IT 파운데이션 > [수강노트] PM을 위한 SI 프로젝트 전 과정 알아가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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